DAO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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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과 가상자산 관련 아티클을 접하다보면, DAO에 대한 용어를 한 번 쯤 접하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확히 DAO의 의미가 무엇이고, 또 어떤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에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DAO의 한계점은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은 무척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DAO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헤쳐보고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도 잘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죠.
DAO는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의 약자로, “탈중앙화 자율 조직”으로 흔히 해석됩니다. 3가지 단어로 구분해서 의미를 좀 더 알아볼까요?
탈중앙화란 블록체인 트릴레마(Blockchain Trilemma)의 구성 요소 중 하나로서, 해당 블록체인 네트워크 내에 활동 중인 참여자들의 의사결정권이나 보상청구권이 얼마나 분산 되어 있는지를 의미하는 용어입니다. DAO를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세워진 조직이라고 생각한다면, DAO 내 각 참여자들의 권리와 의무가 적절히 분산 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일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DAO에 참여하거나 혹은 DAO로부터 탈퇴하는 등 자유로운 Entry & Exit 역시 탈중앙화의 철학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탈중앙화의 의미를 자세히 공부하길 원하시면 다음 아티클을 확인해주세요.
자율 주행 자동차가 Autonomous Vehicle로 해석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DAO에서의 Autonomous 역시 조직의 정책 의사 결정과 실행 과정이 모두 “자동적으로” 진행되는 성격을 의미합니다. 누군가 특정 안건을 상정할 경우, 해당 안건을 어떻게 의결하고 실행할지, 그리고 의사 결정 참여자들에게는 어느 정도의 보상을 책정하여 부여할지 등 많은 것들이 자동화된 메커니즘으로 운영된다는 것입니다. DAO는 이를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구현하고자 합니다. 투표권을 부여하는 방식, 의사 결정의 전체적인 과정, 참여자에게 주어지는 보상 수준 등을 스마트 컨트랙트, 즉 프로그래밍 코드를 통해 이를 “자동화”하고 “강제화”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됩니다.
DAO는 공통된 특정 목적을 가진 조직입니다. DeFi, 자금조달, 학술 리서치, NFT 마켓, 소셜 커뮤니티, 자산운용, 블록체인 오라클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DAO들이 해당 목적을 가지고 성장하기 위해 도전장을 내밀고 있습니다.
종합하면, DAO는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누구나 참여 가능한 형태로, 의사 결정이 스마트 컨트랙트에 의해 자동적으로 진행되는, 특정 목적을 가진 조직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흔히 DAO가 광의적 개념으로 해석되기도 하고, 협의적 개념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우선 이 정도로 이해를 해도 DAO를 이해하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DAO를 더욱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존하는 조직 형태들과 비교를 해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주식회사와 국회를 DAO와 비교해보도록 하죠.
DAO 🕸️ | 주식회사 🏢 | 국회 🏦 | |
의사 결정 주체 | 거버넌스 토큰 보유자 | 주주 | 국민이 선출한 의원 |
의사 결정 참여 조건 | 거버넌스 토큰 보유 | 특정 지분 이상의 주식 보유 | 국회의원 선거 당선 |
의사 결정 참여 보상 | 거버넌스 토큰 보상 | 현금 배당 또는 주식 배당 | 급여 |
의사 결정 과정 |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한 자동화 | 「상법-제 3편 회사」에 따른 진행 | 「헌법」과 「국회법」에 따른 진행 |
의사 결정 속도 | 빠름 | 보통 | 느림 |
정보 공개 | 모두 공개 | 일부 공개 | 일부 공개 |
조직의 목적 | 다양한 목적 추구 | 이윤 극대화 (사익 추구) | 입법 (공익 추구) |
민주주의 요소 | 직접 민주주의 추구 | 없음 | 간접 민주주의 형태 |
DAO의 의사 결정 주체는 거버넌스 토큰 보유자입니다. 주식회사와 유사한 점이기도 한데,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선거 당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과는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DAO 내 의사 결정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거버넌스 토큰을 보유해야 합니다. 이 역시 주식회사와 유사하며, 공익 목적의 국가 기관인 국회와는 차이를 지닙니다.
DAO는 의사 결정 참여에 대한 보상으로 거버넌스 토큰을 각 참여자에게 배분합니다. 혹은 경우에 따라, DAO가 성장하며 발생한 잉여를 참여자에게 배분할 수도 있습니다. 이 역시 주식회사와 유사한데, 기본적으로 DAO의 규모가 커지거나 성장함에 따라 거버넌스 토큰의 시장가치가 증대되어 보상이 증가하는 성격을 지닙니다.
DAO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바로 의사 결정 과정이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자동화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거버넌스의 의사 결정 및 시행 과정이 매우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주식회사의 대주주나 국회의 절대다수당의 횡포 등 해당 거버넌스가 무력화되는 현상을 DAO에서는 시스템적으로 잘 방지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DAO는 해당 의사 결정 진행 과정이 모두 퍼블릭 블록체인(Public Blockchain) 상에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형태로 기록됩니다. 주식회사와 국회의 일부 의사 결정 과정이 비공개되어 있는 것에 반해, DAO는 더욱 완벽한 공개주의를 띄고 있습니다.
주식회사는 사익을, 국회는 공익을 추구하는 조직임에 반해, DAO는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설립될 수 있습니다. 구호단체 등 비영리단체부터 DeFi나 NFT 마켓 등과 같은 영리단체까지 모두 DAO의 형태로 구현될 수 있습니다.주식회사는 사익을, 국회는 공익을 추구하는 조직임에 반해, DAO는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설립될 수 있습니다. 구호단체 등 비영리단체부터 DeFi나 NFT 마켓 등과 같은 영리단체까지 모두 DAO의 형태로 구현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직의 목적과 각 참여자의 참여 목적은 명확히 구분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DAO의 조직이 비영리 목적을 지닌다고 하더라도, 각 참여자들은 개인의 사익을 추구하는 주체이며, 이러한 조직과 개인의 목적 차이를 통합하여 운영될 수 있도록 DAO는 게임이론의 영향을 받아 보상 시스템을 통해 이러한 조직과 개인의 간극을 메우고자 합니다.
DAO와 국회는 민주주의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합니다. 국회는 간접 민주주의(혹은 대의제) 하에서 선출된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여 입법 과정에 참여합니다. 반면, DAO는 각 참여자들이 모두 직접 민주주의 하에서 거버넌스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합니다.
그러나 DAO가 온전한 직접 민주주의 방식을 따르고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DAO가 “1인 1투표”의 방식을 따를 수는 있지만, 대부분 지분량에 따라 의사 결정 권한을 차등적으로 부여 받습니다. 이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주식회사와 국회의 의사 결정 방식이 혼합된 것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DAO의 의사 결정 과정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불필요한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함으로써 기존 조직 형태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를 지닙니다. 애자일(Agile)한 운영 환경이 요구될 경우, DAO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존 조직의 경우, 의사 결정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국적, 거주지, 라이선스 등 각종 규제 조건을 만족해야 하기 때문에 참여에 큰 제한이 따릅니다. 그러나 DAO의 경우 가상자산 지갑과 해당 거버넌스 토큰을 보유하면 규제 조건과 상관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므로, 기존 보다 훨씬 다양한 참여자들로 이루어진 운용을 가능하게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주식회사와 유사하게, DAO는 거버넌스 토큰 보유량에 따라 의사 결정 권한이 차등적으로 부여됩니다. 이 때문에, 특정 참여자가 거버넌스 토큰을 50% 이상 보유할 경우 다수의 소규모 보유자들의 의견과 상관 없이 독점적 의사결정을 행할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물론, 상한선(Hard Cap) 등을 통해 독점적 구조를 방지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스마트 컨트랙트로 구현한다고 하더라도, 특정 참여자가 다수의 지갑을 생성하여 중복 참여할 경우 기술적으로 이를 동일 참여자로 탐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점은 직접 민주주의의 단점과 유사합니다. 아래와 같이, DAO의 참여자 수가 증가할수록 의사 결정에 반영되는 각 개인의 영향력은 서서히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케이스 | 영향력 분포 |
동일한 지분을 보유한 참여자가 10명인 경우 | 1인당 영향력 10% |
동일한 지분을 보유한 참여자가 20명인 경우 | 1인당 영향력 5% |
동일한 지분을 보유한 참여자가 100명인 경우 | 1인당 영향력 1% |
동일한 지분을 보유한 참여자가 1,000명인 경우 | 1인당 영향력 0.1% |
따라서 DAO의 규모가 커질수록 민주주의의 “정치적 무관심” 문제가 DAO에서도 발견되곤 하는데, 이를 보완할 만한 다양한 개선책들이 강구되어야 할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플라톤은 민주주의의 단점으로 중우정치를 논한 적이 있습니다. 즉, 전문적인 통찰이 요구되는 영역의 정책이 전문가가 아닌 대중들에 의해 결정되거나, 혹은 감정에 이끌려 결정될 경우, 사회 전체가 적절치 못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죠.
DAO의 경우에도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토크노믹스 설계 등 금융공학적인 이해가 요구되는 정책을 전체 참여자에게 맡길 경우, DAO의 지속성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또한, 특정 참여자의 거버넌스 토큰을 몰수하는 의사 결정 등을 전체 참여자의 투표에 의존할 경우, 현존하는 헌법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낳거나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해도 이러한 결정에 대한 책임 소재를 묻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위에서 살펴봤듯이, DAO는 장점이 뚜렷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존재합니다. 독점적 의사 결정 구조를 방지할 수 있는 메커니즘의 연구가 필요하고, 정치적 무관심과 중우정치 형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의제나 전문가 집단 구조를 직접 민주주의 형태에 혼합한 하이브리드 의사결정 메커니즘도 더욱 많이 연구 되어야 할 것입니다.
DAO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기존의 조직 유형들이 겪고 있었던 단점들을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는 매우 좋은 형태이므로, 더욱 완벽한 모습으로 개선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큰 잠재력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